| “아직도 죄책감 마음에 남아” |
| -여성인권행동, 군산 개복동 유흥주점 화재참사 10주기 추모제 |
“(성매매 업소 화재를)기억하라, (성매매 없는 미래를) 상상하라, (그리고) 행동하라.”
꽃다운 나이의 여성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군산 개복동 유흥주점 화재 참사가 올해로 10주기를 맞았다.
영하의 날씨 속에 지난 27일 오후 2시 군산 성광교회에서 열린 개복동 화재참사 10주기 추모제를 찾았다.
이날 행사는 ‘군산개복동화재참사 10주기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를 위한 여성인권행동’(이하 여성인권행동)이
대명동·개복동 희생자를 비롯 포항, 창원, 부산, 대전 등 성매매현장에서 살해당하거나 자살로 생을 마감한
수많은 여성을 추모하며, 성산업 착취구조를 해체시키고 여성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당시 처참했던 상황을 전하는 추모영상이 상영되고,
추모시가 낭송 되자 작은 예배당 안은 안타까운 죽음을 슬퍼하는 이들의 흐느낌으로 가득찼다.
당시 대책위를 책임졌던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상임대표는
“추모제를 지내니 갑자기 눈물이 나온다. 개복동 화재참사는 충격적인 사건임에도 대명동 화재참사보다 많이 알려내지 못했다.
그래서 죄책감이 마음 한 자리에 남아있다”며
“당시 평택에서 화재소식을 듣고 현장에 가보니 이미 경찰과 언론은 술이 취한 상황에서 화재로 사망한 사건으로 정리를 했다.
만일 여성단체들이 밤새 사실확인 등을 통해 진실을 밝혀내지 않았다면 진실은 심각하게 왜곡되었을 것이다”고 회고했다.
1부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개복동 참사 현장을 방문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현재 현장은 화재 당시 그대로 남아있다. 내부는 합판으로 봉쇄됐지만, 틈 사이로 당시의 처참한 현장을 느낄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미리 준비한 국화를 헌화 한 뒤, 다 같이 개복동 화재참사를 추모하는 노래 ‘기억하는가’를 부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여성인권행동은 ‘성매매방지법에 대한 집행력 강화’,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 ‘여성들에 대한 지원체계 확대 및 인권보장’ 등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2002년 1월 29일 오전 11시 50분께 군산시 개복동 유흥주점 ‘아방궁’에서
무선전화기의 전기 합선으로 불이 나 여성 종업원 14명과 남성 지배인 1명 등 15명이 숨졌다.
당시 2층 철문 계단에서 질식해 숨진 여성 종업원들은 사실상 감금된 상태였다.
이들은 현금보관 각서까지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참사는 앞선 2000년 9월 군산 대명동
성매매업소 집결지에서 발생한 화재와 함께 성매매집결지 등에서 ‘여성인권 유린’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제정의 계기가 됐다.
김병진 기자 mars@sjbnews.com
2012.1.29
출처 : 새전북신문 http://www.s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920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