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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범죄 온상된 ‘메타버스’···국회·정부·전문가 규제 필요성 공감
    등록일2022.08.31
    조회수228
  • 31일 신현영 민주당 의원, ‘메타버스 내 성범죄 실태와 대책’ 토론회 주최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국회와 정부, 전문가들이 메타버스 등 온라인 플랫폼상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근절을 위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네이버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이 활성화하면서 플랫폼 내 성범죄로 인한 이용자 피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에선 성범죄 예방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플랫폼 기업의 자율적인 성범죄 예방 조치 강화를 강조했다.

    31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메타버스 내 성범죄 실태와 대책’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산업계와 법조계, 정부 관계자들과 메타버스 등 온라인 플랫폼 공간에서 발생하는 성범죄 실태를 파악하고, 추후 필요한 입법과제와 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IT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이 활성화하면서 메타버스 내에서 성범죄도 늘고 있다. 예컨대 아바타에게 특정 자세를 취하게 함으로써 성행위를 묘사하도록 하는 등이 해당한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오지원 법률사무소 법과치유 대표변호사,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현영 민주당 의원, 조승래 민주당 의원,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 나현수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사무국장, 이주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콘텐츠과장, 한기규 네이버제트 대외협력팀 리드, 김기호 방송통신위원회 디지털유해정보대응과 사무관. / 사진 = 김용수 기자

    이날 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선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십대여성인권센터 사이버또래상담팀이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14일까지 6명의 상담원이 각기 다른 연령대의 아동·청소년의 캐릭터로 설정해 제페토 내 성착취 정황을 확인한 ‘메타버스 앱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했다.

    센터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 내 아동·청소년 대상 성적 학대는 교제 관계로 아동·청소년이 인식하게 한 뒤, 교제하는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로 압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예컨대 성기 사진을 전송하거나 아동·청소년의 노출 신체사진 및 영상을 요구한 뒤, 이를 망설이거나 거절하면 헤어지자고 말하는 등 성착취 목적의 접근이 주를 이뤘다. 이같은 온라인 그루밍(성착취를 목적으로 한 길들이기 행위)의 영향으로, 교제로 생각한 아동·청소년이 관계 지속을 위해 성적 요구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서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단 게 센터의 분석이다.

    조 대표는 현재의 메타버스 플랫폼은 아동·청소년보다 성착취자들에게 더 안전한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프로필 내 닉네임을 손쉽게 수시로 바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디도 30일 간격으로 변경할 수 있고, 연령·성별도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조 대표는 “이런 시스템들을 악용하는 사례로는 성착취뿐만 아니라, 젬·아이템 선물 등을 대가로 팔로우를 요청하는 이벤트 계정들이 존재한다. 이후 이벤트 기간 동안 이용자들에게 팔로우만 받은 뒤,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고 아이디와 닉네임을 변경하는 이벤트사기도 발생하고 있다”며 “성착취자가 닉네임과 아이디, 캐릭터 등을 모두 변경한다면 다시 해당 계정을 찾기 어렵다. 다시 찾는 방법으로는 대화내용이 남아 있을 때 프로필을 눌러 계정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패토 내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에 대한 대응 방법이 미비하다. 성착취자 확인 시 안내할 수 있는 대처 방안은 내부신고와 차단안내 뿐”이라며 “차단은 불량이용자가 차단한 계정주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만 하고, 해당 불량 이용자의 활동을 실제 제재하지 못해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한다. 내부신고는 신고 처리 기준이 명확히 나와 있지 않고 신고 처리가 잘 이루어졌는지 확실히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선 상대방에게 성적 언동을 하는 내용의 정보를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로 규정하고 해당 정보의 유통을 차단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단 주장이 나왔다. 또 아바타와 사람의 행위를 엄격히 분리하기 보단 아바타에게도 인격권을 부여해 처벌 범위를 확장하는 것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온라인상에서 음성이나 채팅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줄 경우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아바타의 행위에 대해선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오지원 법률사무소 법과치유 대표변호사는 “아바타 뒤에 사람이 있기 때문에 아바타에게도 인격권을 부여하는 것은 일정 경우 필요하다. (메타버스 내 아바타는) 일정한 룰을 지켜야 지속되는 게임 캐릭터와는 다르다”며 “가상세계의 성장과 이용자의 확장을 위해서라도 일정한 질서와 규제는 필요하다. 일부 유저들의 자유를 위해 다른 유저들의 피해를 감수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오 변호사는 “아바타에 대한 성범죄 등 각종 범죄에 대해 현실세계의 처벌과 별개로 가상세계의 질서를 정하고 기술적 조치를 통한 예방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업자 대표로 참석한 한기규 네이버제트 대외협력팀 리드는 “우리가 의도하지 않게 성착취자들이 기능을 악용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제페토는 글로벌 서비스 중이라 전체 유저 중 95%가 해외 유저다. 그렇다 보니 글로벌 유저 보호를 위해 글로벌 기관,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며 “아타바 성범죄 행위, 콘텐츠 등급 분류, 개인정보보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모더레이터에 대한 보호 역시 필요하다. 산업에서 당연히 관심을 갖고 보호해야겠지만 정부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국회는 메타버스 윤리원칙 마련을 통해 사회적 기준을 만들고, 관련 입법을 추진하는 등 메타버스 플랫폼의 내실 있는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주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콘텐츠과장은 “정부는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산업 진흥 측면도 있지만 국민이 공감하는 모범적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메타버스 플랫폼이 건전하게 잘 발전할 수 있도록 지난주 메타버스 윤리원칙 초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향후 관계자들과 함께 초안을 최종 완성해 사회적 권고, 기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처벌만이 목적이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 공간에서 새로운 유형의 성범죄로부터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고, 조승래 민주당 의원도 “이제 막 시작하는 메타버스에 대해 규제가 나오면 산업 위축되는 것 아니냔 걱정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규제는 혁신을 가로막기도 하지만 혁신을 촉진하기도 한다”며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신 의원은 지난 6월 메타버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성적인 가해행위를 유통 금지 정보로 규정해 플랫폼 사업자가 관리하도록 하는 ‘디지털 성범죄 대응 4법’을 발의했다. ▲게임·메타버스 등 디지털 공간 내 성적 인격권 침해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피해영상물이 담긴 저장매체와 범죄수익을 철저히 몰수하는 ‘성폭력처벌특례법 개정안’ ▲불법촬영물이 명백한 경우 긴급 압수·수색을 가능케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피해자의 신청 없이도 사법절차 진행상황을 통지하도록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이다.

    출처 : 시사저널e > IT 김용수 기자
    온라인 저널리즘의 미래(http://www.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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