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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카·야동'으로 불법촬영 '희화화'…가볍게 다루는 법원도 '한몫'
    등록일2021.12.30
    조회수506
  • '몰래카메라'라는 단어가 대중화한 것은 1990년대 방영된 동명의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다.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뒤, 돌발 상황을 마주한 연예인들의 반응을 찍어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이후 2000년대 들어 몰래카메라는 '몰카'라는 이름으로 축약돼 최근까지 디지털성범죄를 일컫는 표현으로 쓰인다. '지하철 몰카' '화장실 몰카'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9~26일 10대 일간지 가운데 7곳이 불법촬영 관련 보도 17건에서 '몰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몰카' 표현이 불법촬영 심각성 약화시켜

    그러나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정부까지 나서 불법촬영을 '몰카'로 표현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몰카라는 단어에 이벤트나 장난 등 유희적 의미가 담겨 범죄의 심각성을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 11월 '성폭력·성희롱 간행물'에 대한 제작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성폭력처벌법에 규정된 카메라 이용 촬영 범죄를 '몰카'가 아닌 '불법촬영' '불법촬영물' '불법유포물'로 표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회적 인식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디어에서 디지털성범죄를 희화화 하는 등 2차 피해를 유발해 성범죄의 근본적 원인을 보지 못하게 하는 등 문제가 지적돼 왔다"며 "간행물·미디어 콘텐츠 등의 제작 시 준수해야 할 가이드라인과 체계적인 실천 방안을 모색해 모범적 표준안을 마련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지난 10일 '몰카 아니라 불법촬영, '몰카' 표현으로 클릭수 유도하는 언론' 논평에서 "언론이 무지 때문에 혹은 클릭수 유도를 위해 '몰카'를 거리낌 없이 사용할 경우 성범죄 및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상식과 통념을 생산하고 확산하는 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불법촬영물 '야동'으로 희화화"

    마치 예능처럼 불법촬영을 가볍게 여기는 시선 탓에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대검찰청 분기별 범죄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카메라 등 이용 촬영 성폭력 범죄는 149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 증가했다.

    그러나 불법촬영이 범죄라는 인식이 생긴 것도 불과 몇 년 사이의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최근 1~2년 사이에 디지털성범죄가 범죄라는 상식이 받아들여졌지만 몇년 전까지만 해도 불법촬영물을 보는 게 취향이라고 전제했다"며 "그 속에서 불법촬영물이 '야동'으로 희화화되고 익숙한 문화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희정 나무여성인권상담소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팀장은 "과거부터 인기 연예인의 불법촬영물이 계속 유포되는 등 디지털성범죄 피해는 존재했지만 범죄라는 인식이 전혀 없었다"며 "n번방 사건 이후에야 디지털성범죄가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불법촬영 범죄를 가볍게 다루는 태도는 법원 판결에서도 드러난다.

    대법원이 올해 1월부터 불법촬영 양형기준을 강화했지만, 뉴스1이 1~10월 판결문 261건을 분석한 결과, 여전히 가해자 10명 중 9명은 벌금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전문가들은 법원이 불법촬영 범죄 심각성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은의 이은의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사법부가 디지털 성범죄에 관해 상업적 목적의 유포가 아닌 경우 범죄 의도를 경미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며 "피해자가 입은 피해와 비교했을 때 죄에 상응하는 형벌이나 배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판사들은 법정형을 강화해도 자신이 공부해온 방식대로, 선행 판결과 비슷하게 판결하는 경향이 있다"며 "법조인들이 국민 법감정에 맞춰 의식을 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사 날짜: 2021.12.27

    출처: 뉴스1 [사회] 이밝음 기자, 강수련 기자

    https://www.news1.kr/articles/?453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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