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아동권리협약이란?
UN(유엔)에서는 전 세계 아동·청소년(18세 미만)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규정한 국제협약이 있습니다. 바로 ‘UN아동권리협약’입니다. 1989년 11월 20일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되었고, 2019년은 채택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현재까지 196개국이 비준하고 있어, 전 세계 가장 많은 나라가 비준한 국제적인 법이며, 우리나라는 1991년에 협약을 비준한 당사국입니다.
▶ UN아동권리협약 국가이행사항점검 심의 및 모니터링
2019년 9월 18일 (수) ~ 9월 19일 (목), 이틀 동안 제네바에서 ‘UN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제5-6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심의가 8년 만에 진행되었습니다. 본 심의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십대여성인권센터, 국제아동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사단법인 두루,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심의 첫째 날, UN아동권리위원회의 질의사항과 대한민국 정부의 답변을 듣기 위해 ‘사단법인 두루’에서 9월 18일 (수),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한국시간)까지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모니터링을 진행하였습니다.“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을 피해자로 보아야한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피해자로 보고 있지 않고, 보호처분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성착취와 관련한 최초의 질문이 나왔습니다. 질의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에게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질의였지만, 이 질의에 대한 정부의 답변은 없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9월 19일 (목) 심의 둘째 날, ‘국제아동인권센터’에 시민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UN아동권리협약’ 국가이행사항점검 심의 생중계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모니터링 하였습니다. 마지막 심의인 만큼 국가의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제네바에 계신 김희진, 김진 변호사님 등 실무자님께 질의사항과 보충될 답변을 시민단체들이 국내에서 실시간으로 전송하여 더욱 효율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제네바 현지에 있는 대한민국 정부는 성착취와 관련한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아 모니터링하는 현장의 많은 시민단체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 모니터링 하던 중 십대여성인권센터는 “왜 성착취 피해자를 피해자로 보지 않고, 보호처분을 하는지 문제를 지적해 달라.”고 한 번 더 질문을 상기시켜달라고 현지에 요청하였습니다. Remate WINTER 위원은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 대한민국은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이 국회에 계류 중이고, 대한민국 정부는 사회적 합의가 도달하지 못하였다고 반대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이 무엇인가? 아동·청소년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 것을 말해 달라.” 고 질의해 주셨습니다.
그러자, 법무부는 “현행법에서 성매매 알선, 유인, 협박, 폭행 등 위력의 상대방이 된 사람에 한해 피해자로 보호하고 있고, 계류중인 아청법 개정안에는 알선, 폭행 등에 개입되지 않아도 아동·청소년에게 성폭력, 강간 피해자와 동일하게 보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아청법 개정안의 입법취지에 공감하지만, 대상 아동·청소년이 재차 성매매에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호처분 폐지 적절성, 폐지 시 대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상 ‘아청법’ 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의 답변을 계속 반복하였습니다.
더불어 여성가족부는 ‘성매수의 대상이 된 아동에 대한 사례관리/상담/교육을 통해 성매매 유입 예방 서비스, 자립지원, 상담 서비스를 추가 확대할 것’, ‘성매매로부터 아동·청소년을 피해자로 개정할 법률 검토할 것’, ‘여가부는 성매매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 설치, 운영을 통해 특성에 맞는 보호를 지원할 예정’이라는 향후 추진 계획에 대해 답변을 하였습니다.
“~할 예정이다.”, “~검토가 필요하다.” 등 형식적이며, 회피하는 답변이 주를 이뤄, 아동·청소년을 위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정부의 민낯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매매는 성인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발생하는 범죄이므로, 사회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과 보호처분의 두려움을 이용하여 성매매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여 향후 추진 계획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한민국 정부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아쉬움도 많았지만, ‘UN아동권리협약’ 심의를 통해 협약을 비준한 당사국으로서 어떤 지향성을 가지고 가야하는지, 또 지향성을 토대로 어떻게 성과를 이루어내야 하는지에 대한 국제적 권고가 명시적으로 적시된 의미있던 심의였습니다. 더 많은 아동·청소년들이 건강한 대한민국에서 성장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아동·청소년의 이익이 최우선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고 고민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