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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레터 27호) 십대여성인권센터 IT지원단 활동을 마치며
    등록일2021.12.23
    조회수266

  • · 십대여성인권센터 IT지원단 갱



    얼마 전 SNS에 '3년 전 오늘'의 포스팅이 떴다. 십대여성인권센터 IT지원단 'women do IT'의 시발점이 된 워크숍, <여성 개발자는 온라인 성 착취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참여 후기였다. 2018년 11월 처음 열렸던 그 워크숍으로부터 만으로 3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women do IT팀 1기를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women do IT팀이 정식 결성된 건 2019년 2월이다. 그때 총 다섯 명의 멤버(갱, 디윤, 됴, 현승, 최지)가 함께 시작해, 십대여성인권센터 사이버또래상담사업팀의 야간상담 모니터링에 참관하며 십 대 청소년 성 착취의 현장을 살폈다. 동시에 우리는 매월 1회 모여 국내 랜덤채팅 앱의 현황과 앱스토어의 규제 정책, 방심위의 심의 과정 등을 공부했다. 청소년에게 유해한 이 앱이 어떻게 멀쩡히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아 시작한 스터디였다. 막연히 IT지원단에는 기술자들이 필요할 것이라 예상되어 IT 인력들을 중심으로 모였지만, 실상 했던 일들은 IT 관련 정책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앱스토어 정책, 방심위 정책 등을 살펴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서비스 개발자들이 모인 만큼 '성 착취 없는 서비스 개발자 가이드'를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업계인으로서 업계에 경각심을 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도 생각했다.


    물론 어떤 IT서비스라도, 채팅과 사진 공유 기능 등이 있는 이상 '성 착취가 없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팀이 주목한 건, 최소한 성 착취가 일어났을 때 빠르게 모니터링하고 대응하는 프로세스였다. 우리는 여기에 '성 착취 피해 보호 프로세스'라고 이름 붙이고, 간단한 프로세스 맵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법률지원단과 만나 법과 관련해 궁금했던 부분들을 질답하고, 십대여성인권센터 활동가들과도 교류하며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깨톡(https://teen-it.kr)이다. 깨톡 서비스 오픈 후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벌이려 했지만, 비슷한 시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터지는 바람에 캠페인을 진행하지 못했다. 아쉬운 일이지만, 대신 여러 온라인 미디어에서 깨톡을 조명해주었다. IT업계 관련 뉴스에도 깨톡이 소개되며, 깨톡 일 방문자수가 천 여 명에 달하기도 했다. 또한 깨톡에 담은 서비스 개발 가이드의 일부 내용이 2020년 9월 랜덤채팅앱에 대한 여성가족부 고시에 반영되어 실제 효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초창기 5명의 멤버 외에도 더 많은 팀원이 생겨났다. 지선, 베로, 신제, 지원, 주연이 깨톡 사이트를 더 디벨롭 하는데에 힘써주었다.


    성과도 있었지만, 이 활동에는 아쉬움도 많았다. 무엇보다 가장 속상했던 건 코로나19 바이러스 상황이었다. 더욱 많은 캠페인을 기획하고 싶었고, 더 긴밀하게 의견을 나누고 일을 나누고 싶었는데 거리 두기 때문에 진행하지 못한 아이디어가 많았다. 그런 데다 모두 본업이 별도로 있는 상태이다 보니 아무래도 각자 직장이 바빠지는 경우엔 women do IT팀 일에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기도 했다.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도저히 여유 날 틈이 없어 보이는 직장 생활들 사이에서 women do IT팀은 1기를 공식적으로 해산하게 됐다. 어영부영 서로 눈치만 보며 만나지 않는 모임보다는 제대로 한 번 매듭을 짓는 편이 다시 시작하기에도 좋겠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15일, 십대여성인권센터에서 조촐한 연말 미팅을 가지며 팀의 해산을 공식화했다. 아쉽고 서운한 마음도 많았지만, 이 끝맺음은 다시 새로운 시작의 기반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팀 활동이 끝나더라도, 우리 팀원들은 각자의 본업 현장에서 '성 착취 없는 IT 서비스'를 더 고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IT지원단으로 활동한 팀원들의 소감을 아래 붙인다.


    "현장을 지킨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값지고 든든한 일인지 알게 됐어요. 십대여성인권센터의 앞으로의 행보도 계속해서 응원합니다. 또다시 함께 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갱)


    "성 착취 현실을 알게 되고 때로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올라오기도, 때로는 무력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함께 고민하고 함께 행동할 수 있어서 든든했습니다. 지원단 활동은 끝나지만 제 자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계속 고민하고 행동하겠습니다." (됴)


    "기술이 발전할수록 성 착취에 악용될 가능성이 많아진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활동 종료 이후에도 현업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고민하겠습니다.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해결 방법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디윤)


    "단번에 해결하기에는 너무 거대한 문제라 막막하고 무기력하게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늘 꾸준히 활동하는 십대여성인권센터, 그리고 엄청난 역량과 팀워크를 겸비한 women do IT 팀원들이 있어 든든하고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1기 활동은 마무리되지만, 제가 있는 자리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늘 고민하고 십대여성인권센터의 활동을 응원하겠습니다. 또 만나요!" (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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