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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레터 26호) 영화 '#위왓치유' 감상문
    등록일2021.08.25
    조회수212
  • ※ 아래의 글은 영화 ‘#위왓치유’를 관람하신 센터 선생님의 감상문입니다.



    상담소 십대여성인권센터 S·N·S 최다은


    영화를 보기 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대략적인 영화의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검색해봤다. 체코에서 성인을 12살 아동으로 꾸며낸 후 그들에게 일어나는 디지털 성범죄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라는 단순한 정보만으로도 너무 궁금해지는 영화였다.


    센터 내에서 회계를 담당하고 있어 내담자들을 직접 만나는 일을 하지 않다 보니 수박 겉핥기식으로만 청소년들에게 일어나는 온라인상의 성범죄를 알고 있었을 뿐 깊은 부분들은 모르기 때문에 영화가 많이 충격적이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영화를 본 후에는 현실이 훨씬 더 더럽고 추악한 범죄의 온상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열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2,458명이라는 남성들이 각종 성적인 요구와 행동을 하며 접근했다. 아무리 모자이크가 되어있어도 어떤 행동을 하는지는 다 보였다. 하루 평균 240명이 넘는 사람들이 12살 여자아이에게 접근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으면서도 그 사람들에게 피해자의 나이는 상관없고 그저 자신의 욕구를 해소할 대상으로만 본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인터넷에 자신의 간단한 정보와 사진 한 장만 올려도 순식간에 메시지가 쏟아지는 걸 보면서 남성들이 상대와의 정서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 목적이 아닌 단 하나, 성적인 목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이 잘 드러났고, 12살 역할을 한 배우들끼리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이 갑자기 온라인상에서 사라진다면 몇 명이나 자신을 찾을까 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배우들이 정서적인 관계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 부분을 보면서 ‘위험한 게 아닌가?’ 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가해자가 만들어낸 가짜 정서적 관계를 진짜라고 믿고 그가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는 피해자가 많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같은 맥락으로 영상 속에서 대다수 남성이 계속 ‘예쁘다’라고 말한다. 예쁘다는 말은 남성이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마치 상대와의 정서적인 관계를 맺고 싶은 것처럼 꾸며내는 모습인 게 눈에 보여서 머릿속에 계속 남았다. 성인이라면 어느 정도 말의 진의를 가릴 수 있겠지만 아동·청소년들은 듣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상대가 지금 자신에게 관심을 주는 것인지, 욕망을 이루기 위한 거짓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그대로 성범죄에 노출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에게 접근하는 남성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20대부터 70세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아무렇지 않게 12살 아이에게 자신의 성적 욕망을 드러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 어른들의 행동이 아이들의 삶에 영향을 준다는 건 영화 초반에 지원자들이 자신이 어렸을 때 겪었던 일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여전히 힘들어하는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각자 다른 나라에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나이도 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잠깐의 즐거움과 잘못된 성적 욕망을 풀기 위해 자신이 가진 나이와 적은 돈으로 쉽게 가질 수 있는 아이를 꾀어내는 공통적인 모습이 새삼스럽게 놀라웠다. 영화 자체가 다큐멘터리이니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아마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더 심한 일이 일어나고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왜냐하면, 온라인에서는 어느 정도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배우들을 직접 만난 남성들의 태도를 보고도 느낄 수 있었다. 영상통화나 메시지로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이나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면서도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는 말을 아끼고 모르는 척 성적인 대화를 이어가는 배우들을 진정시키려 노력한다. 그런데도 자신의 욕망을 위해 멈추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아주 현실적이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너무도 익숙하게 인터넷과 휴대폰을 사용하게 된 것처럼 디지털을 매개로 한 성범죄는 빠르고 쉽게, 성인들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에게도 접근해온다. 상대적으로 성의식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의 아동·청소년은 범죄자들의 좋은 타겟이 된다. 성범죄자들은 달콤한 말로 꾀어내는 일을 잘하기 때문이다. 10대 때 올바른 성교육과 위장해서 다가오는 성범죄자들을 피할 수 있는 구체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체코에서는 이 영화를 편집해서 교육자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 일이 가능해졌으면 좋겠다. 굳이 이 영화가 아니더라도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교육을 부모와 아이가 모두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또 올해 9월부터 시행되는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그루밍 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을 시작으로 법적으로 더 단단한 보호막이 생겼으면 한다. 무엇보다 암묵적으로 일탈, 호기심 등으로 용인되고 있는 성범죄자들의 성적 욕구들이 잘못되었다는 인식을 개인적으로는 계속 되새기고 알리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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