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소식
  • 뉴스레터 기사
  • 최근소식
  • 뉴스레터 기사
  • 뉴스레터 23호) 특별 인터뷰 - Dr. Joëlle Hivonnet(조엘 이보네) 「주한유럽연합 대사대리」
    등록일2020.08.12
    조회수1097
  • 인터뷰어: 자원활동가 정채림(서울대학교)



    - 안녕하세요 조엘 이보네 대사대리님. 만나 뵙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저희 뉴스레터 구독자 분들을 위해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 안녕하세요, 저는 조엘 이보네입니다. 프랑스인이고, 유럽연합에서 1992년부터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제 직장 생활 대부분이 유럽연합(EU)에서 이루어졌는데요, 그러니까 거의 30년 동안 이곳에서 일해 왔습니다. EU에서 일하면서 많은 분야를 다뤘지만, 항상 젠더 평등과 관련된 문제를 다뤄왔습니다. 차별을 철폐하는 것과 관련된 일도 해 왔고요. 또 저는 EU 대표부뿐 아니라 UN에서도 일했었어요. 제가 속해 있던 다양한 위치에서 젠더 평등을 위해 힘써 왔습니다. 최근 4년 동안은 서울에서 주한유럽연합 대사대리로 일했었고, 다음 주에는 서울을 떠나게 됩니다. 저희는 4 단위로 파견이 이루어지거든요. 어디로 가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대표부 직을 다시 맡게 되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새로운 나라들, 새로운 세계의 모습들을 발견하는 게 좋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난 4년 동안 한국에 있으면서 십대여성인권센터와 함께 일하고, 실질적인 개선을 이뤄낼 수 있어서 굉장히 기뻤습니다.

     

     

    - 저희 센터와 오랫동안 교류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저희 센터와 연이 닿게 되셨고, 그동안 어떤 교류가 있었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 저희 대표부에 십대여성인권센터와 알고 계시는 분이 계셨었어요. 조진경 대표님과의 첫 만남을 그 분이 주선해 주셨습니다. 제 생각엔, 조 대표님과 제가 서로를 잘 이해했던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조 대표님이 굉장히 열정적이시기도 하고(웃음), 십대여성인권센터가 지금까지 보여오고 있는 입장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이 되었었어요. 비슷한 방식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그래서 언어의 장벽이 있기는 했지만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난 3년 동안 십대여성인권센터와 굉장히 정기적으로 만났고 조진경 대표님이 여러 행사에 저를 초대해주시기도 했어요. 그 중, 국회에서 국제 세미나가 열렸을 때 조 대표님의 초대 덕분에 발표자로 그 행사에 참여하게도 했습니다. 그 때 사라 챔피언이라는 영국 국회의원 분을 만났었어요. 이 분도 영국에서 성착취 문제를 다루고 계시는 분이었거든요. 그 때 서로 이메일을 교환했었는데, 최근에 한국에서 아청법이 개정되었다는 소식을 알려드리니까 굉장히 기뻐하시더라고요.

    또 저도 대표님을 여러 이벤트에 초대를 했었어요. 작년에 세계 인권 선언 기념 토크 콘서트를 열었었는데, 그 때 조 대표님을 초대해서 대표님의 현장 경험을 다른 분들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또 여성 및 아동 성착취/인신매매 해결을 기념한 워크샵에도 조 대표님을 초대했었어요. 또 한국에서 발생한 여러 이슈를 심층 취재하시는 BBC 특파원 분도 초대했답니다. 또 하나 우리가 함께 했던 일 중에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란사로테 협약(Lansarote Convention)을 한국어로 번역했던 작업이에요. 란사로테 협약은 성착취 및 성 학대로부터의 아동 보호 유럽평의회 협약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럽 연합 이외의 국가들에게도 가입이 열려있어요. 한국이 이 협약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해당 문서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역할을 했었습니다.

     

     

    - , 정말 많은 교류가 있었네요. 안 그래도 조진경 대표님께서 그 동안 많은 도움을 저희 센터에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대사대리님께 전해달라고 부탁하셨었어요. 특히 올해 아청법 개정에서 대상 청소년 삭제 및 의제강간연령 상향 등의 내용과 관련해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고요.

     

    - , 저도 굉장히 기뻐요. 십대여성인권센터와 같은 민간 단체들과 함께 힘을 합칠 수 있었다는 것도 기쁘고요. 그리고 BBC 기자님과 같은 언론인들, 저희 같은 외교관들, 그리고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과도 함께 하면서 세계 커뮤니티가 함께 동일한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도 기뻐요. 이 모든 주체들이 함께 힘을 합칠 때 마침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보게 되었거든요. 함께 행동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주한유럽연합 대사대리로 활동하셨던 만큼 실제로 현장 경험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특히 대사대리님께서 한국에 계셨던 4년 동안 한국에서는 정말 많은 젠더 이슈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나는 사례가 있다면 그 이유와 함께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 한국의 젠더 이슈는 그동안 많이 경시되었던 것 같아요. 이 젠더 이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인은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의 지위가 낮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분명히 말하자면, 제가 보기에 아직 한국에서 여성과 남성의 지위는 동등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여성이 일터에서 마주하는 문제들, 이런 것들이 다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이죠. 제가 놀라웠던 점은, 한국에서 많은 여성들이 높은 교육적 성취를 이뤄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결혼하거나 출산을 하면 일을 그만두거나 다시 일터에 돌아오는 게 힘들다는 것이었어요. 이러한 상황이 굉장히 낭비적이라고 생각을 했고요. 정부가 인구 감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여성들에게 아이들을 더 낳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심했는지 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럽에서 스페인은 출산율이 낮은 나라 중에 하나인데요, 한국보단 살짝 높은 정도에요. 스페인 사회는 이와 관련해서 여성에게 일과 가정 중에서 선택을 하라고 했고, 많은 여성들이 일을 골랐어요. 이렇게 여성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서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회 구조가 필요하고, 또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할 겁니다. 물론 남성들도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흔히 한국 사회에서는 아이를 돌보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모델이 바뀌어야 해요. 이와 관련해서 여성의 경제적 자립성이 굉장히 중요하겠죠. 그들의 꿈과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요.

    그리고 이런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성착취 문제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이등 시민으로서의 여성의 지위에 대한 문제가 극단적으로 발현된 것이 여성에게 가해지는 성착취를 비롯한 각종 폭력들인 거죠. 조진경 대표님과도 이야기했지만, 한국 여성들은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너무 착해요. (웃음) 실제로 제가 컨퍼런스나 세미나에 참석을 많이 했었잖아요. 종종 우스갯소리로 들었던 것이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말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었어요. 대신 젠더 평등이나 그런 말들로 바꾸어서 이야기하라고요. 여성들도 바뀌어야 하겠죠. “아니!”라고 강하게 말할 수 있는 방식으로요. 남성 같은 경우에도 구시대적인 남성성 모델에 동의하게 되면, 그게 곧 소위 말하는 유해한 남성성(toxic masculinity)’으로 이어지게 되고, 여성에 대한 성착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지점에서 조진경 대표님과 통했던 거겠죠.

     

     

    -그렇군요. 이제부터는 아동 성착취물과 관련해서 질문을 드리려고 하는데요, 아동 성착취 문제를 대사대리님께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 기본적으로, 아동 성착취물(포르노그래피)과 아동 성착취에는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이미지들이 생산되는 과정에서 아동 성착취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니까요. 성적으로 아동들을 착취하고, 또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그 아이들을 착취하게 만드는 구조이기도 하고요. 이런 아동 포르노그래피의 문제는 인간 존엄성을 훼손한다는 차원에서 문제가 됩니다. 자신의 성적인 즐거움을 위해서 다른 사람의 존엄성을 해치는 행위이니까요. 그리고 아동 포르노그래피가 보통 큰 비즈니스의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결국 사람들의 가난을 착취하는 셈인 것이죠.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이기도 하고요.

    우리는 그래서 우리 사회의 같은 구성원으로서 이 사람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선 인식개선과 관련된 공공 캠페인을 해야 할 거에요. 피해자들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가해자들에게도 그 행위가 범죄 행위이고, 처벌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하니까요. 그래서 여러 층위의 행동들이 함께 이루어져야 해요. 법도 바꾸어야 하고요. 주로 디지털 형태로 공유가 되니까 해당 자료들이 인터넷 플랫폼에서 공유되지 않도록 막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경찰과 더불어 판사들에 대해서도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방식으로 법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문제들은 보통 국경을 넘나들며 국제적인 형태로 이루어지니까 이 부분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제가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여성의 지위에 대해 재고함과 동시에, 여러 층위에서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죠.

     

     

    - 성착취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는데 있어서 십대여성인권센터와 같은 민간 단체들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 지 개인적인 의견을 들려주세요.

     

    - 우선 시민단체의 일반적인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해요. 유럽에서는, 시민 단체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시민 단체의 활동이 활력있는 민주주의의 증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시민 단체의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것은 곧 사람들이 어떤 목적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또한, 보다 실용적인 차원에서 시민 단체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유럽에서는 만약 새로운 법안을 발의하고 싶다면, 관련 시민 단체와 꼭 협의를 거쳐요. 여성문제, 환경문제 모두 다요. 시민 단체와의 협의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시민 단체들은 현실과 좀 더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입법자들보다 전문성이나 지식이 많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는 것이죠. 이렇게 시민단체와 협의를 하게 되면, 더 질 좋은 법안을 마련할 수 있겠죠.

    그럼 이제 성착취와 관련해서 십대여성인권센터를 비롯한 시민 단체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말해보도록 할게요. 기본적으로, 십대여성인권센터를 비롯한 많은 단체들은 대중들과 국회의원들이 성착취 문제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이게 만들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조진경 대표님과 일전에 우리가 우선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어요. 이 때 의제강간연령을 상향해야 한다는 말을 했었죠. 이런 방식으로 성착취 문제와 관련된 논의가 올바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그 문제들을 분석하는 것이 십대여성인권센터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결국 필요한 법안들을 수정하거나 새롭게 만들 수 있도록 말이죠. 그렇다고 여기서 역할이 멈추는 것은 아니에요. 새로운 법안이 잘 시행될 수 있도록 힘쓰는 것도 필요합니다.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올바른 방식으로 다루어지기 위해서는 사회 구조가 잘 마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계시는 거에요! (웃음)

     

     

    - 대단한 일이라니, 정말 감사한 말씀이네요. 이제 벌써 마지막 질문입니다. 다음 주에 한국을 떠나신다고 하셨는데, 혹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실까요?

     

    - 이번에 EU 대사 중 한 분이 송별회 점심 식사 자리를 마련해 주셨어요. 공교롭게 이 분도 여성이네요! (웃음) 아무튼 그 자리에서 그 분이 저에 대해 말씀해 주신 내용이 저를 잘 설명하기도 했고,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제가 인권 문제에 대해 정말 많이 마음을 쓴다고 하셨거든요. 실제로 제가 박사학위를 유럽 내 인권과 관련된 내용으로 받기도 했고, 그래서 아마 어딜 가든 저는 인권과 관련된 일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저도 어쩔 수가 없답니다. (웃음) 그래서 제 계획은 어딜 가든 이 끝나지 않는 싸움을 계속해 나가는 거에요. 인권 신장, 특히 여성 인권 신장이라는 문제 말이에요. 멈출 수가 없다니까요! (웃음)

    짧게나마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제 남편이 페미니스트인데요, 어떤 유럽 남성 동료에게 이 얘기를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쳐다보시더니, “근데 남편 분은 남자잖아요!”라고 이야기를 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맞아요!”라고 했죠. 오해죠. 남성은 여성이 권리를 요구하는 것에 있어서 도울 수 없다는 오해요. 그래서 저는 어딜 가든 항상 제 남편을 같이 데리고 다닌답니다. (웃음)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어서 정말로 행복해요.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것 같아서요. 특히 조진경 대표님은 항상 분석이 정말 정확하신 것 같아요. 이렇게 정확하게 문제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를 용기있게 마주하는 것도 필요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대표님은 똑똑하고 용기 있으신 것 같아요. 아무튼, 저도 인터뷰 하게 되어서 정말 고마웠어요.

     

    - 네 대표님께 꼭 전해드리도록 할게요.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꼭 다음에 좋은 일로 다시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첨부파일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