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국내 학생들의 휴대폰보급률은 초등학생 저학년(1∼3학년) 45.9%, 고학년(4∼6학년) 77.0%, 중학생 95.3%, 고등학생 94.7%로 나타났다. 위와 같이 높은 휴대폰 보급률이 아동·청소년들을 성폭력범죄의 피해자가 되게 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천의 한 교회 목회자가 평소 쌓아온 친분과 신뢰를 이용하여 10대 여성신도들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충남 논산의 한 고등학교 여교사가 제자 2명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이 사건들은 대표적인 ‘그루밍(길들이기. grooming) 성폭력’으로써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루밍 성폭력은 가해자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후 성적으로 가해행위를 하거나, 우월한 지위에 있는 가해자가 연령, 경제적, 지적 측면 등에서 취약한 위치에 있는 아동·청소년 등과 심리적 유대관계를 형성한 뒤 성적으로 착취하는 행위이다.

음란한 사진을 전송하거나 신체 특정부위 촬영사진 전송 요구, 웹 캠을 통한 성적대화 및 녹화 등의 수법으로 실질적인 신체접촉이 없는 성 착취도 발생한다. 앙톡이나 즐톡 등 채팅 앱이나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다양한 온라인 통로에서 발생되며, 조건만남 등 오프라인 형태도 있다.

대상은 미성년 아동이나 가출청소년, 해체된 가정의 청소년 등 보호계층이며, 가해자는 교사나 보호자 또는 친한 이웃 등으로 연령이나 경제적, 지적, 심리적, 관계적 영역이라는 특징이 있다. 가해자는 우월한 지위이고, 피해자는 취약한 지위이다. 특히 성에 대한 인식이 낮은 아동이나 청소년이 주 피해자이다.

그루밍 단계는 과도한 칭찬과 배려, 그리고 격한 감정적 동조로 친절을 베풀고, 신뢰를 쌓아 접근한다. 만남 불응과 성적요구 불응에 대한 폭로예고와 공범자라는 죄책감을 부여하여 강요하고, 위협한다. 물리적 강제력과 지적, 도덕적, 심리적 강제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위와 같은 형태로 발생되는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 아동·청소년 등에 대한 협박이나 폭행 또는 위계나 위력에 의한 강제성 등이 없다면 가해자에 대해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단 13세 미만과 성관계를 가졌을 경우에는 피해 아동이 동의를 했다 하더라도 의제강간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때문에 위와 같은 그루밍 성폭력은 신종형사범죄로 입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다. 즉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적의미가 내포된 사진을 요구하거나 성적대화를 시도하는 행위를 범죄화하여 성적접촉 이전단계인 온라인 그루밍 단계에서의 처벌규정이 필요하다.

영국은 성적접촉 행위로 나아가기 전단계인 그루밍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하고 있다. 2017년 4월 제정된 이 법률은 성적인 행위가 발생되기 전 단계도 범죄행위로 간주하였다. 미국도 아동에게 특별한 사유 없이 선물이나 돈을 주는 행위 등에 대해 그루밍 성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상황으로 보고 처벌하고 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18세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지위와 계층에 상관없이 누구나 그루밍 성폭력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주의와 당부가 필요하다.


기사날짜: 18. 11. 20
출처 : 아시아타임즈

http://www.asiatim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2360